Writing/특파원 소식

특파원 소식 12탄

봄날의 숲 2016. 5. 31. 09:11

기왕에 이리 된 거, 이번 주는 먹는 걸로 쭉 가겠습니다.

 

중국은 매식 문화가 매우 발달해있습니다. 집에서 밥 잘 안 해 먹죠. 이러한 문화는 여러가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건 잠시 뒤에 얘기하기로 하고, 뭘 사 먹냐부터 보시죠.

 

일단 아침부터 중국인들은 사 먹습니다. 아침에 길게 줄을 사서 아침 거리를 사서, 가면서 먹거나, 회사 가서 먹지요. 가장 많이 사 먹는게 油条(요우티아오, 북경 사투리로는 요우티알)이라고 하는 밀가루 튀김과 豆浆(또우장)이라고 불리는 두유 비슷한 콩국물입니다. 요우티아오를 또우장에 찍어 먹지요. 또우장은 만드는 기계도 많이 팝니다. 그리고 보통 또우장 기계는 죽을 만드는 기능도 있어서, 한국에서는 죽 기계로 팔리고 있더군요. 저는 딱 2번 사먹어 봤습니다. 그것도 회사 지하 식당(아워홈)에서만 사 먹고, 밖에서는 절대 사먹지 않습니다. 보통 출근 시간에 길거리에서 그걸 튀기고 있는데, 기름인지 먹물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기름에 튀기고 있습니다. “내가 저걸 먹는다면, 칼에 찔려도 피 대신 기름이 나올거야”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나에 2~3위안 하니까, 400~500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죽(, 조우) 많이 먹습니다. 덕분에 웬만한 호텔에 가도 중국인을 위해 죽을 아침으로 내 놓더군요. 우리가 보는 흰죽말고도 좁쌀죽(샤오미조우), 팥죽(홍또우조우), 야채죽(수차이조우) 등이 있습니다. 한국 죽과 다른 점은 굉장히 묽습니다. 돈 아낄라고 쌀 조금 넣고, 물 많이 넣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중국에서는 죽을 먹다라고 표현하지 않고, 마시다(喝, 허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마실라고 묽게 탄 겁니다.

 

그리고 찌엔빙(煎饼)이라고 먹습니다. 밀가루를 얇게 펴서 후라이판에 굽고, 계란 하나 투척, 약간의 야채 넣고, 붓으로 소스 척척 바르고, 정체모를 튀김을 넣어서 척척 접어서 줍니다. 맛있습니다. 찌엔빙은 저도 가끔 사 먹는데, 큰 거 먹으면 너무 배불러요. 이와 비슷하게 줸빙(卷饼)이라고 있는데, 이건 안에 감자를 채 썰어서 볶은 것을 넣고 둘둘 말아서 줍니다. 줸 이 말았다는 뜻이고 빙은 떡이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우리도 잘 아는 빠오즈(包子). 바로 만두입니다. 만두는 진짜.. 아 침나와, 정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인데요, 올드보이 영화 보면서도 ‘짜장면만 주는 것보다 훨씬 낫겠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두는 종류에 따라 이름이 다 다릅니다. 빠오즈는 우리로 치면 왕만두에 해당하구요, 饺子(지아오즈)는 찐만두 or 통만두에 해당합니다. 물만두는 水饺(쉐이지아오)라고 하고 안에 국물까지 넣어서 혓바닥과 입천장 화상에 최적화된 만두는 小笼包(시아오롱빠오)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만두(馒头, 만토우)는 안에 아무것도 안 들어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군만두는 煎饺(찌엔지아오)입니다.

 

이 외에 순두부에 새콤한 양념장을 얹어서 먹는 豆腐脑(또우푸나오)라는 것도 있는데, 저도 가끔 먹습니다. 뜻은 두부의 뇌 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완탕은 馄饨(훈툰)이라고 불리며, 남쪽 지방에서 많이 먹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구마, 옥수수도 삶아 먹고 그럽니다. 중국가면 그냥 고구마, 옥수수도 드셔보세요. 너무 너무 맛있습니다. 아무것도 간 안하고 그냥 삶아 먹어도… 하….. 맛 납니다.

 

점심, 저녁에는 뭐 각자 알아서 잘 드십니다.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광동에서는 디엔신을 먹기도 하고, , , 빵 등을 먹지요.

 

처음에 말씀드린대로 아,,저 모두 사먹다보니 여러가지가 우리와 다릅니다. 먼저 부엌이 작습니다. 집은 50평인데, 부엌은 무슨 한국 20평대 아파트의 그것과 같습니다. 굳이 클 이유가 없는 것이죠. 안 해먹거나, 집이 큰 경우에도 부자들이니까 일하는 아줌마가 요리하니까요. 그래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단지는 비교적 부엌이 큰 편입니다. 그리고 냉장고가 용량이 작습니다. 넣어 놓을 재료도 없는 것이죠. 음료도 차게 마시지 않으니까, 넣을 게 없습니다. 그래서 LG DID 냉장고 안 팔립니다. 그리고 시장, 슈퍼가 소규모로 집에서 가까이 있어, 굳이 많이 사서 쟁여 놓을 일도 없구요.

 

물론 최근에는 먹거리 안전 때문에, 또 서양의 가족 식사 문화가 들어와서 집에서 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냉장고도 대용량화가 진행되고 있긴 하죠.

 

오늘의 중국어는 많이들 아시는 ‘밥은 먹었니?’ 입니다. 你吃饭了吗(니츠판러마)라고 합니다. 니쒸펄노마 아니에요. 니츠판러마? 입니다. 중국에 가서 “맛있게 드세요”, “잘 먹었습니다”라고 뭐라고 하냐고 물으니, 그런 말은 없다고 하네요. 그런 얘기 대신에 请慢用(칭만용) 천천히드세요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가족이나 직장 상사에게한다기 보다는 종업원이 손님에게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