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특파원 소식

특파원 소식 41탄

봄날의 숲 2016. 7. 29. 16:22

오늘은 예고해드린대로 90년대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90세대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팀에는 90년대 생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모두 90년대생과 같습니다. 팀 팔찌도 있구요. 그래서 한국의 90년대생 타겟에 대해서는 잘 압니다. 우리와 같은 마음이니까요.

 

중국의 90년대생은 한국의 90년대생과 다릅니다. 사실 좀 더 정밀하게 나누자면 90년대 초반과 90년대 후반을 나눠서 봅니다. 아직 학생인 95와 사회인 또는 대학생인 90는 다르니까요. 하지만 이 글은 Tracing pager 처럼 얇고 투명하면서도 넓은 지식 전달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냥 90를 묶어서 보려고 합니다.

 

이들의 소비 성향은 80와 또 다릅니다. 80호우가 가족이 있는 사람이 많고, 웰빙을 추구하다보니 물건을 꼼꼼하게 따지고, 유기농을 찾으며, 건강에 관심이 많다면, 이들은 충동 구매 성향이 강합니다. 90년대 생을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月光族(유에광주, 월광족)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들은 돈을 버는 족족 사고 싶은 거 다~~~~~ 사는 애들을 말하는데, 이들이 딱히 소득이 높거나, 원래 집에 돈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라, 별 생각없이 막 사는 애들을 뜻합니다. 월광은 ‘달빛’이라는 뜻인데, 어원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참 아름다운 표현같아요.

 

그리고 80년대 생과 마찬가지로 모두 독자이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별 어려움없이 자라나면서,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커 온 애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어긋나게 자라나는 애들도 많이 있습니다. 갑질하는 애들도 많다고 하네요. 중국 웨이보 등의 SNS에서는 이런 소식들이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이런 특성은 80년대생, 90년대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들은 자라면서 인터넷을 학생때부터 접해온 세대입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합니다. 그리고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80년대 이전 출생자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고정관념 같은게 없습니다. 중국에서 70년대 생을 만나서 “가장 좋은 또는 좋아하는 TV 브랜드는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대부분이 Sony를 얘기합니다. 그 이유를 물으면 “나 어릴 적, 동네에 TV가 몇 대 없었는데, 부자인 친구네 집에 Sony TV가 있는게 너무나 부러웠다. 그 이후로 나중에 돈 벌면, 꼭 소니 TV를 사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저 어릴적에는 소니 비디오 있으면 부자로 분류되던 시절이었는데, 같은 맥락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물어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들에게 최고의 TV는 아마도 三星(싼씽, 삼성, 쌤쑹)일 겁니다. 스마트 TV 1등 브랜드이니까요. 비록 판매량에서 Hisense, Skyworth 1,2등을 하지만, 이들이 사고 싶은 브랜드는 싼씽입니다. 이들에게 최고의 스맛폰은 당연히 苹果(핑궈, 사과, 애뽈)입니다. 핑궈 스맛폰을 사기위해 몇 달 씩 돈을 모으기도 하며, 질러 놓고는 돈 없어서 굶기도 하는 애들이 바로 얘들입니다. 잠시 옆으로 새서, 중국 가시면 아이폰 조심하셔야합니다. 소매치기들이 아이폰만 노립니다. 아이폰은 식당 테이블에 놓고, 10초간 어디 다녀와도 없어집니다. 제 와이프도 아이폰쓰는데, 소매치기가 훔치려는 순간 제가 잡아서 이단 옆차기를 명치에 날려주고, 곱게 보내준 적도 있습니다. 한국말로 욕을 마구 했더니, 쫄아서는 멘탈이 나가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후훗..

 

이들에게 국산 브랜드를 애용해서,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자는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국제 스포츠 경기라던가, 국제 분쟁이 일어나면 또 엄청 분노하는 2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긴 우리도 그렇죠. 일제 많이 쓰지만, 축구 경기하면 역사 운운하면서 꼭 이겨야한다고 하는… 저도 일제 많이 쓰지만, 자국민 호구로 보는 국내 브랜드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라고 자기합리화 합니다. 일제시대 일본놈보다 일본놈 앞잡이가 더 나쁘다는 논리죠. 다시 논점으로 돌아가서, 그래서 인터넷에서 보면 애국심 1등입니다. 하지만 행동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키보드 워리어들인거죠. 실제로 钓鱼岛(디아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으로 인해, 중국내 일본 공관 앞에서 시위할 때, 이 세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인증을 하니 뭐니 온갖 잡스러운 병맛짓은 다 합니다.

 

하지만, 이들도 아픔이 있는 세대입니다. 예전에 중국의 취업난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한국만큼이나 심각합니다. 취업을 해도 문제인게, 생활 물가가 너무 오른 반면, 대졸 초봉은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죠. 그렇다고 우리 같이 N개를 포기하는 세대는 아닙니다. 다른 돌파구가 그래도 많이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아예 졸업하면서 취업 안하고, 바로 창업 준비하는 애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성공한 애들도 많구요. 스케일이 달라서, 중국에서 성공했다하면 뭐 우리나라 재벌 안 부럽게 살 수 있으니, 해볼만한 도전인거죠.

 

또한 자기 주관이 뛰어난 세대입니다. 북경대 학부와 대학원을 나와서 마라탕(麻辣烫, 건대앞에 마라탕 진짜 중국처럼 해주는 데 있다고 하네요. 먹고 싶다…) 집을 창업한 애도 있고, 미국에서 MBA하고 와서 농사짓는 애도 있고, 이런 얘기들이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그냥 좋은 직장 다니고, 이런 게 다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 애들이 책을 쓰기도 하고 그럽니다. 대표적인 책중 하나가 90s:不为乌合不从众라는 책인데, 뜻을 풀어보면90년대생, 평범함을 거부한 세대라는 제목입니다.

 

그리고 이런 애들을 추종하는 애들도 많이 있습니다. 작년 중국내 마케팅 저널 하나가 이를 크게 다루었는데, SNS 시대의 KOL 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KOL 우리가 부르는 파월블로걸(Power Blogger)라는 뜻으로 Key Opinion Leader 약어입니다. 내용이 SNS 시대에는 자기만의 Role Model 둔다는 내용이었죠. 무슨 말이냐하면, 누구나 생각하는존경하는 인물은 세종대왕이구요, 빌게이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니라는 거죠. 제가 존경하는 인물은 리티에구요, 황천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는 겁니다. 리티에와 황천이 누구냐? 저도 모릅니다. 물론 이름은 북경법인 디자이너와 카피라이터 이름을 따왔지만, 다른 사람이 뭐라하든, 다른 사람이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자기가 봤을 , 사람 훌륭하다. 사람처럼 되고 싶다. 라고 하며 그들을 추종한다는 얘기입니다. 참고로 저는 여초지역 초원에 사는 숫사자 같이 살고 싶어요. 암사자가 애들 키우고, 사냥도 해오고, 낮에 자다가 밤에 먹고 놀다가

 

오늘의 중국어는저사람은 누구입니까?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표현이죠. 한국어로는 , 이렇게 쓰지 않는한, 사람이면 남자나 여자가 같지만, 영어를 비롯한 언어들은 그렇지 않죠. 중국어도 다릅니다. 남자 저사람은 他,여자 저사람은 입니다. 그런데 발음은 같습니다. 입니다. 그래서 영어로 TA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애매하거나, 구분할 필요가 없을 경우에 쓰입니다. 그래서 她是谁 他是谁?(타스쉐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답으로 他是이름.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