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중국 아니 북경의 여가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어제 영화 얘기에서 빠진 게 있는데, 중국에도 스크린 쿼터가 있습니다. 한국보다도 더 강력하죠. 그래서 중국 극장의 경우, 외화는 1년에 기껏해야 10편 정도 상영할 수 있습니다. 헐리웃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100% 중국에서 개봉할텐데, 그렇다면 한국 영화는??? 당연히 상영 안 합니다. 가끔, 아주 가끔 CGV에서 한국영화 개봉하는데, 한국 사람말고는 안 보죠. 몇 년 전 7광구는 완전히 망했고, 작년에 암살 개봉했었는데, 역시 한국 사람들만 봤습니다. 그러니 중국에서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동영상 사이트들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트들도 TV 프로그램 위주로 구매하기 때문에 영화는 흥행작 정도만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영화 말고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다름아닌 도박입니다. 유명 관광지나 큰 공원에 가면 어김없이 카드 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도 등재된 天坛公园(티엔탄꽁위엔)에 3월에 갔었는데, 사람들이 한 쪽에 엄청 많이 몰려있고, 앉아 있는 사람, 서 있는 사람들로 북새통이길래 가 봤더니, 모두 카드놀이하고 있더군요. 국가급 문화재에서도 서슴없이 카드 놀이를 합니다. 돈내기는 아닌 것 같고, 물어보니 원카드나 훌라와 비슷한 게임이라고 하네요. 만리장성에 가서도, 공항에서도 자주 보이는 광경입니다.
그리고 앉아서 하는 놀이 중에 으뜸이라는 마작도 엄청합니다. 마작은 돈내기가 수반되는데, 꽤나 판돈이 크게 놀더군요. 고스톱으로 치면 점 1,000 정도의 느낌. 우리 직원들 중에도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 있어서 물어보면, 어제 밤에 마작하느라 거의 밤샜다고 합니다. 마작을 한 셋트 사오려고 했는데, 와이프의 반대에 무릎꿇고 말았네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여행도 많이 갑니다.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많이 가죠. 대도시에 어느 정도 소득되는 사람들은 국내 여행 안 갑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중국 내에도 볼 것이 정말 많은데, 왜 안가냐…. 라고 물었더니, 그 돈내고, 그런 서비스 받으러 뭐하러 가느냐. 돈 조금 더 주고 외국 나가서 대접받고 싶다고 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아직은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고 인프라도 부족한 곳이 많아, 저도 몇 군데 가보고는 안 가게 되더군요. 애가 컸다면 경험치를 높이기 위해라도 갔을텐데, 애기들 데리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서비스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조트 같은 것에 대한 투자도 엄청나구요. 클럽메드를 중국 회사가 인수한 것 아시는 분은 아실테구요, 그 외에도 유로화가 싸지고 유럽이 경제 위기에 다다르자, 중국 기업들이 돈 싸들고 유럽 회사들 사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노하우 빼 먹고 팽할 가능성도 높지만, 결국은 서비스 품질 개선이라는 효과로 나타나겠지요.
또 한가지는 국내 비행기 티켓이 싸지 않습니다. 북경에서 海南(하이난)을 가는데, 비행기가 왕복 3,500위안 정도 합니다. 63만원 정도. 한국 왕복은 3,000위안 정도 합니다. 물론 하이난이 서울보다 더 멀죠. 비행기로 4시간 정도 걸리니까요. 아무튼 그정도 비용과 시간으로 해외도 나갈 수 있으니, 굳이 국내여행 안가는 것이죠.
중국에 살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중 하나가 애들 데리고 갈 곳이 없습니다. 상해에 디즈니랜드가 6월 개장 예정이구요, 북경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짓고 있는데, 아직 멀었어요. 북경에는 欢乐谷(환러구)라고 있는데, 열악하고 재미없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북경에 뽀로로 파크, 상해에 폴리 파크(이건 열었나 안 열었나 모르겠네요)가 있는데, 사람 너무 너무 많아요. 동물원은 八达岭野生动物世界(빠다링예셩동우스지에)라고 자기 차 타고 들어가서 보는 동물원이 있습니다. 산 하나가 동물원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죠. 제 아들이 호랑이에 꽂혀있어, 호랑이 보여주려고 갔는데, 우리 애가 충격받았습니다. 호랑이가 너무 더러워요. 온 몸에 똥칠하고 냄새나고, 백호라고 써 있는데 거의 똥색이구요. 저도 그 냄새 때문에 토할뻔 했네요. 수족관은 海底世界(하이디스지에)라고 조양공원 남쪽에 있는데, 다른 건 다 크게 지어 놓는 중국이지만, 이건 작더군요. 코엑스 아쿠아리움보다도 작았습니다. 동물원, 수족관 모두 사람은 무지 많구요.
마지막으로 앞 단락 맨 마지막에 언급한 朝阳公园(차오양꽁위엔)을 비롯한 공원이 많이 있습니다. 원래 공산주의 국가들이 공원은 잘 해 놓는다고 하네요. 차오양꽁위엔(조양공원)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내 공원입니다. 뉴욕의 센트럴팍을 벤치마킹해서 만들었다고 하구요. 뭐 아무튼 엄청 넓습니다. 그외에도 제가 살던 집 근처에 차로 5분 거리내에만 해도 四得公园(쓰더공위엔) 丽都公园(리두꽁위엔) 将台公园(장타이꽁위엔) 朝阳公园 등의 공원이 있습니다. 그러면 공기가 좋아야 하는데,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원에 가보면 한국과 비슷합니다. 앉아서 놀거나, 운동하거나, 산책하거나… 밥 싸와서 먹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네요.
오늘의 중국어는 길을 물어보거나 할 때 영어의 Excuse Me와 똑같이 쓰는 말입니다. 不好意思(뿌하오이쓰)인데 용법이 Excuse Me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실례합니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미안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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