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라면에 이은 중국의 국수입니다. 사실 음식은 수차례 언급한 바 있고, 지역별로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드린 적이 있어, 많은 부분이 지속적으로 겹치고 있습니다만, 이는 특파원의 지식량의 한계에 의한 것이므로 제탓입니다. ㅠ.ㅠ
국수 주제는 “라면에 대해 말씀 주셨는데, ‘국수’에 대해서도 알고 싶네요”라는 질문이 들어와서, 지난 음식편에서 소개된 국수 + 새로운 국수 중심으로 소개할까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국수는 제가 먹어본 국수 중에서 기억나는 것들만 추린겁니다. 제가 먹어보지 않은 국수에 대해서는 쓸 수 없지요. 왜냐하면 안 먹어 봤으니까..
1. 麻辣烫(마라탕)
- 출신 지역 : 四川(쓰촨, 사천)
- 맛 : 맵고 얼얼한 맛
- 중독성 : 마리화나 바로 아래 단계
- 추천 : 매운 맛을 좋아하시는 분 또는 매운 맛을 안 좋아하시는 분
가장 먼저 여러 번 소개했지만, 가끔 꿈에도 나오는 麻辣烫(마라탕)입니다. 예전 저희 팀 회식때 갔던 Sichuan House에서도 먹었는데, 7% 부족한 맛이라고나 할까요. 그때도 花椒(화지아오)라는 향신료가 적게 들어가고, 고추장을 풀었는지 고추 맛이 강하게 나서 별로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마라탕은 아래 보시는 사진처럼 그리 빨갛지 않습니다. 화지아오 때문에 입안이 마비되는 매운 맛이 나지만, 빨갛지는 않아요. 그리고 그 안에 재료는 여러가지가 들어갑니다. 야채와 고기는 물론, 곱창, 두부, 국수 등을 넣어서 먹습니다. 국수는 전분으로 만든 粉(펀)을 넣기도 하고, 쌀국수인 米线(미센)을 넣기도 합니다. 물론 밀가루로 만든 麺(미엔)을 넣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름이 마라펀, 마라미센, 마라미엔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국수를 안 넣고 먹기도 합니다.
2. 酸辣粉(솬라펀)
- 출신 지역 : 四川(쓰촨, 사천)
- 맛 : 새콤하고 매움
- 중독성 : 마라탕 아래 단계
- 추천 : 새콤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 얄미운 친구 골탕먹일 때
2번째도 쓰촨 요리네요. 솬라펀입니다. 솬은 새콤하다라는 뜻이고 라는 맵다라는 뜻입니다. 펀은 국수구요. 즉, 시고 매운 국수라는 뜻입니다. 마라탕과 비교하면 안 맵습니다. 솬라펀 말고 솬라탕도 있는데, 한국에서는 Sichuan House에서도 있었고, 딘타이펑, 팔선생에서도 먹어 봤습니다. 홍콩 식당인 Crystal Jade에서도 먹어봤죠.(한국에 들어왔죠? 본 것 같은데..) 제가 먹어본 크고 유명하고 여러군데 있는 식당에서는 딘타이펑이 단연 1등입니다. Sichuan House에서 먹었던 솬라탕은 뭔가 잘 못 만든 느낌이었고, 다른 데도 그닥 별로였어요. 그 솬라탕 국물과 비슷한 맛의 국물에 면을 말아 놓은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자분들이 대체로 좋아하고, 제 와이프도 좋아합니다(마라탕은 싫어하심). 솬라펀을 드실 때 주의할 것은 겁나게 진짜 레알 뜨겁습니다. 이게 겉으로 보면 김도 안나고 해서 후루룩 먹었다가는 용암을 물고 있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얄미운 친구를 골탕 먹일 때 아주 좋은 음식이에요. “너 먼저 먹으렴, 이 국수는 후루룩 먹는게 제맛이래”라고 하면 매너있게 골탕 먹일 수 있어요. 강추! 헤헷. 사진은 아래 보세요.
3. 桂林米线(꾸이린미센) 또는 桂林米粉(꾸이린미펀)
- 출신 지역 : 桂林(꾸이린, 계림) 广西성
- 맛 : 담백하고 약간 새콤
- 중독성 : 마라탕과 쏸라펀 중간 단계
- 추천 : 술 해장시
이번엔 사천에서 조금 내려가서 광시성의 꾸이린으로 가보지요. 한국식으로는 계림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중국 사람들이 天下第一景(천하제1경)이라고 불리는 자연 경관이 아주 뛰어난 곳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베트남이 있는 더운 곳으로 쌀이 풍부한 지역이죠. 그래서 쌀로 만든 쌀국수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쌀국수와는 아주 아주 다르게 생겼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생겼는데, 이건 맵지는 않습니다. 담백한 편이며, 약간 새콤한 맛이 납니다. 저는 처음에 술 해장으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 아침에 가서 문도 안 연 집에 가서 문 두드리고 들어가 먹었습니다. 이건 누구나 무난하게 드실 것 같네요.
4. 뺭뺭미엔
- 출신 지역 : 陕西(샨시)
- 맛 : 짭짤하고 살짝 맵고
- 중독성 : 딱히 중독성은 없음
- 추천 : 기념 촬영용
그 다음은 쭉 북쪽으로 올라가 샨시성으로 가봅니다. 어제 말씀드린 刀削面(다오샤오미엔)의 본고장이기도 하죠. 그 지역의 특색있는 면 중 하나가 뺭뺭미엔입니다. 그런데! 왜 이건 중국어로 안 써줄까요? 설마 임부장이 이 중국어를 쓸 줄 모르는 걸까요? 拼音을 알기 때문에 타자로는 당연히 칠줄 압니다. 하지만 이 글자는 중국어 입력기에도 나오지 않는 글자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복잡한 글자인데, 다른데는 쓰이지도 않는 글자라 중국인들도 손으로 쓰라고하면 못쓰는 글자입니다.
아무튼 일종의 비빔 국수인데, 끼약~!! 너무 짭니다. 베이징의 짜장미엔과 더불어 제가 먹어본 가장 짠 국수 양대산맥입니다. 짠 맛을 즐기지 않는 저로써는 정말 다 먹고나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피가 위로 몰리는 느낌이 나는 정도. 혹시 중국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기념 촬영용으로만 추천드립니다. 조금 덜 짜면 맛도 개안을 것 같은데…
5. 凉皮(량피)
- 출신 지역 : 陕西(샨시)
- 맛 : 살짝 맵고, 짭잘하고
- 중독성 : 뺭뺭면보다 맛있으나, 중독성까지는 아님
- 추천 : 간식으로 but 길거리에서 먹진 마시길..
샨시성으로 갔으니, 하나 더 소개드립니다. 량피도 역시 비빔국수입니다. 량은 차갑다라는 뜻인데, Cold까지는 아니고 Cool 정도 되겠네요. 피는 껍데기라는 뜻인데, 왜 피가 붙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분이 섞인 면으로 약간 넙대대하게 생긴 면에 야채와 소스를 넣고 비벼 먹는 국수입니다. 뺭뺭면도 그렇고 샨시성 면들이 대체로 넙대대하네요. 이건 여름에 중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중 하나입니다. 관광지를 가도, 그냥 길거리에서도 많이들 팝니다. 물론 저는 길거리에서는 안 먹어 봤습니다. 배탈날 거 같아서요. 우리 직원들은 길거리에서 사서 먹기도 하던데, 비닐 봉다리에 담아줍니다. 량피는 또 비닐 봉다리에 담아야 제 맛입니다. 여름에 간단하게 간식용으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일 중요한 맛은 살짝 매운 맛이 나고, 짭잘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국수만해도 2회 분량이 나오네요. 나머지 국수는 내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딴딴미엔, 훈툰미엔, 짜장미엔, 지쓰미엔, 솬차이로우쓰미엔, 홍샤오니우로우미엔 등이 남아있네요.
오늘의 중국어는 숟가락, 젓가락입니다. 숟가락은 勺子(샤오즈)이고, 젓가락은 筷子(콰이즈)입니다. 그런데 국자도 샤오즈입니다. 그래서 중국 식당에서 샤오즈 달라고 하면 큰거, 작은 거 물어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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