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옆자리 ‘순~’군이 다음주 출장을 가는 관계로, 중국의 서비스 중 비행기와 호텔 관련해서 얘기할 까 합니다.
출장자 신분이던 2011년 어느날, 비행기 시간 때문에 Air China(国航,궈항)을 타고 갔습니다. 평일 오후라 그런가 사람이 별로 없네요. 전날 잠도 못자고 해서 밥 안 먹고 자려고 눈감고 누워 있었습니다. 밥을 나눠 주는 거 같긴한데, 그냥 자고 있으면 냅두겠지.. 했죠. 한국 비행기들은 내버려두잖아요. 그럴 줄 알았죠. 그런데 툭툭 칩니다. 눈을 뜨고 봤더니, 한손으로 미식축구 공 만한 샌드위치를 한손으로 들고서는 어서 받으라고 흔들고 있습니다. 그녀의 표정은 봉사 활동 점수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따라 나와, 노숙자에게 샌드위치 주는 표정. 뭐 일단 받았습니다. 샌드위치가 크기만 한게 아니라, 아주 단단합니다. 기왕 줬으니, 맛이나 보자고 랩을 뜯어 한 입 먹었은데, 쀍! 그냥 길거리에서 파는 불법 DVD 맛이었습니다. 물이나 달라고 했더니, 기다리라고 하고는 지 할일 다~~ 하고 갖다 줍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중국에서 스튜어디스는 선망 받는 직업이고, 특히 Air China의 스튜어디스는 당간부나 고위 공직자 딸들이 많아서, 싸가지는 내려 놓고 비행기를 탄다고 하더군요. 그제서야 그 표정과 행동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의 항공기 서비스가 다 그런 건 아닙니다. 한번은 후난성(湖南) 창샤(长沙)로 출장가는데, 창샤항공 비행기를 탔더니, 기내식이 배추, 오이, 야쿠르트 한병, 포춘쿠키처럼 생긴 과자 하나 주더군요. 아무것도 손이 가지 않아, 야쿠르트만 먹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더 나쁜 것도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큰 항공사들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Air China 말고 남방항공이 가장 큰 항공사인데, 남방항공은 Air China 정도는 아니더군요. 서비스에도 지속적으로 개선하려고 하고, A380도 일찍 도입했습니다. 그외에 동방항공 같은 곳도 괜찮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서비스가 좋은 항공사는 단연 하이난(海南)항공을 꼽습니다. 서울에는 취항하지 않는 것 같고, 부산인가 어디에는 취항하더군요. 하이난 항공은 대한항공과 싱가폴 에어라인을 벤치마킹했다고 합니다. 비행기 등의 시설도 좋고, 무엇보다도 승무원들의 미모가…. 정말 감사할 지경입니다. 가족들과 하이난 항공을 타고 하이난 여행을 가는데, 애기용 안전벨트 사용법을 몰라, 물어봤는데, 제가 중국어를 잘 못할 때라, 척 보더니 영어 잘하는 승무원을 불러 주더군요. 그래서 다른 승무원이 왔는데…. 그녀의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영어도 엄청 잘 하더군요. 미국식 영어를 쓰는데, 미국에 최소 10년은 산 거 같은 느낌.. 제 와이프도 저렇게 이쁜 승뭔 첨 본다며, 째려 보고 있더군요. 승무원이 이뻐서 친절하다는 게 아니구요, 진짜로 친절합니다. 한국인 승무원도 있었는데, 다른 구역을 담당하길래, 그냥 그 승무원에게 물어보고 해결하고 했습니다. 질문이 샘솟는 미모..
그리고 대한항공은 중국내에서 상당히 고급 이미지입니다. 일단 가격도 비싼 편이고, 광고도 잘 한 덕분입니다. 광고 덕분이라고 하는 얘기는 이전 대한항공 중국 지역 본부장님이 직접 저에게 하신 얘기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외근가면 시간만 맞으면 꼭 밥 사주시고, 술도 마시고, 본사에서 광고쪽 담당 임원 오시면 꼭 저희 불러서 같이 밥 먹고, 암튼 우리를 엄청 좋아해주셨습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나 여행사, 지방 도시 고위 관직자들 만나면, 대한항공이라고 하면 다 고급 항공사라고 칭찬한다고 하네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광고도 너무 멋지고.. 뭐 그런 얘기를 한다고…
그리고 몇 년 전에 아시아나 항공이 미국에서 착륙도중 사고가 난 적이 있죠. 사망자가 2명이었는데, 2명 모두 중국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항공사에 대해 반감이 생길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더군요. 오히려 사후 처리와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한 스튜어디스의 노력 등이 화제가 되면서, 한국 항공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보상금액이 중국 항공사와 차이가 너무 나서, 기왕에 복불복, 죽을거면 돈이라도 많이 주는 거 타겠다. 라고 한답니다.
호텔 관련한 얘기를 해보죠. 올해 3월 초에 상해에서 가전 박람회와 이노페스트가 있어서, 저와 법인장님을 비롯한 많은 직원들이 상해로 출장을 갔습니다. 행사장은 샹그리라 였는데, 거긴 비싸므로 저희는 힐튼 호텔에 묵었죠. 행사 전날 새벽 2시까지 일을 하다가 이상 저온과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을 15분간 걸어서 호텔에 도착했는데, 아니 이게 왠일…. 창문이 다 활짝 열려있는 겁니다. 얼른 씻고 따뜻한 침대에서 자려는 계획은 무산되었고, 방이 너무 추워서 룸서비스에 전화해서 지랄지랄했었죠. 그들의 반응은 ‘뭐 그럴 수도 있지..’였습니다. 그러면서 열풍기 가져다 줄 테니 그거 키고 자. 라고 하네요. 그래서 문을 열어 놓은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내가 어찌 아냐. 내일 아침에 다시 전화해라’랍니다. 다음 날 아침에 가서 또 지랄 지랄 했는데, ‘너는 떠들어라, 난 모르겠다’ 모드였습니다. 그러면서 미안하다는 말도 하나도 안 하구요.
중국인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합니다. 공산당 집권 이후, 인민재판에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면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안합니다. 법인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고 터져서 난리치면 “没关系(메이꽌시)”(상관없어요. 괜찮아요)나 “没问题(메이원티)”(문제 없어요)라고 합니다. 정말 속터지는 말이죠.
다시 호텔 얘기로 돌아가서, 그래도 특급 호텔들은 다 저렇지는 않습니다. 상해 힐튼이 좀 특이한 경우였구요, 다만, 문제가 생겨서 컴플레인했을 때, 대응은 우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사과도 소극적이고, 뭔가를 더 해주거나 이런 거는 없습니다. 갑질하려고 하면 ‘반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와이프와 중국 내에서 호텔에 가면, 그냥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래도 관리 수준이 떨어지니, 꼭 뭔가가 없거나 잘못 되었거나 하거든요.
오늘의 중국어는 중국 비행기를 타면 꼭 들으실 Ladies and gentlemen 의 중국어 표현입니다. 女士们,先生们(뉘스먼, 셴셩먼)입니다. 직역하면 여사님들, 선생님들인데, 선생은 티처의 뜻은 없습니다. 셴셩은 영어의 Mr. 의 뜻입니다. 그래서 Mr. Lim은 林先生(린셴셩)이라고 하고, 모르는 어른 남자를 부를 때도 사용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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