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주에 광고주가 주신 치맥을 먹었으므로, 술 이야기입니다.
술도 사실 저는 잘 모릅니다. 술을 연구하면서 먹는 스타일도 아니고, 주량도 맥주 정도 가볍게 먹는 정도라, 술에 대한 탐구 정신이 떨어졌죠. 그나마 들은 풍월로 읊어보는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먼저 맥주.
중국 최초의 맥주는 하얼빈 맥주입니다. 헤이롱장(黑龙江)성에 위치한 도시인데, 빙등제로 유명하죠. 하얼빈 맥주는 북경에서는 흔히 먹을 수 있는 맥주는 아닙니다. 중국은 맥주가 지역색이 있습니다. 한국의 소주 처럼 말이죠. 그래서 그 지역에서 나는 맥주 위주로 팝니다. 하얼빈 맥주는 하얼빈 식당에 가면 맛볼 수 있는데, 哈尔滨经典(하얼빈 찡디엔, 하얼빈 클래식이라는 뜻) 맥주를 추천합니다. 진하면서도 부드럽습니다. 그외에 나머지들도 일단 한국 맥주보다는 맛 납니다.
가장 유명한 맥주는 칭다오(青岛)죠. 칭다오앤양꼬치로도 유명한데, 칭다오는 거의 전국에 다 팔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역에 가면 지역 맥주가 우선이지요. 이 칭다오는 청일전쟁 이후, 시모노세키조약을 일본과 협상할 때, 독일, 러시아, 프랑스가 청나라를 도와주죠.(도와줄라고 도와준게 아니라, 일본의 과도한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함이죠) 그래서 얻어낸 조차지가 칭다오입니다. 그래서 독일 사람들이 와 보니 칭다오의 물이 좋아서, 맥주 공장을 짓고 맥주를 만듭니다. 그리고 나중에 철수할 때, 그 시설은 놔두고 가서 그 시설을 이용해서 만든게 칭다오 맥주입니다. 칭다오도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顺生(슌셩)이라는게 생맥주를 말합니다만, 병에 담긴 생맥주라 그런지, 청량한 맛은 있는데, 진한 맛은 없습니다. 저는 비추. 그리고 맥주 공장에 가면, 한잔 주는데 와… 맛이 기가 막힙니다.
베이징에 가시면 옌징(燕京)맥주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베이징 식당에는 칭다오와 옌징이 있거나, 옌징만 있습니다. 옌징은 북경의 옛이름입니다. 옌징도 종류가 많은데, 슌셩은 물탄 맛이라고 해야하나, 한국 맥주 같은 맛이라고 해야하나…암튼 전 비추. 그런데 이거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드셔보시고 판단하세요. 그리고 북경 맥주다보니, 유통기한이 4일 정도 되는 깡통에 든 맥주가 있습니다. 이름은 까 먹었는데, 그건 정말 맛있습니다. 다만, 생산량이 적어서, 구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신장 위구르, 윈난, 하이난 맥주 등 지역마다 맥주가 있는데, 그 지역이 아니면 맛보기 힘듭니다. 그 지역 식당에 가시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맛은 무조건 한국 맥주보다는 맛납니다. 예전에 듣기로는 한국 맥주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세 때문에 호프를 적게 넣어서 그렇다. 사실 만들면 맛나게 만들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구 욕했었죠. 그런데 한국와서 클라우드, 골든라거(?) 등을 먹어 보고서는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실력이 없는 걸, 괜히 욕하고… 미안하다!
중국은 맥주 가격이 쌉니다. 주세가 싸기 때문이죠. 수퍼에서 칭다오 335ml 캔 하나에 3위안 정도 합니다. 550원 정도하는거죠. 수입 맥주도 관세가 많이 붙지만, 주세가 싸서 한국보다 쌉니다. Paulaner나 Guinesse 500ml 캔 하나에 좀 세일하면 9~12위안 정도이니까, 1,600원 에서 2,100원 정도네요. 그래서 한국 들어올 때 칭다오 2박스, Paulaner 1박스 사 왔는데, 장인 어른이 다 드시고 몇 개 안 남았습니다. ㅎㅎ
가짜 맥주가 있기도 한데, 버드와이저가 가장 많다고 하네요. 주로 병에 든게 가짜가 있습니다. 캔은 안심!
중국을 대표하는 술은 뭐니뭐니해도 白酒(바이지우)입니다.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죠. 가장 유명한 것 3가지를 들자면, 마오타이(茅台), 우량예(五粮液), 쉐이징팡(水晶坊)입니다. 혹자는 3대 명주라고 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그렇게 부르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낸 것 같네요. 国窖1573(궈지아오)이란 술도 있는데, 마오타이급입니다.
이중 마오타이는 절대 사드시지 말기를 권장합니다. 과거 중국 황실에서 쓰던 술이라, 모두가 좋아하지만, 대부분 가짜입니다. 생산량의 10배가 소비된다고 하니, 90%가 가짜란 말이죠. 게다가 진짜는 거의 다 중국 정부에서 사간다고 합니다.
바이지우 매니아들은 우량예를 제일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쉐이징팡이 다른 술에 비해 향이 약합니다. 외국인들은 그래서 쉐이징팡을 더 좋아하지요. 반대로 그 약한 향 때문에 매니아들은 우량예를 더 좋아합니다. 궈지아오1573도 역시 과거 황실에서 사용되던 것인데,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명주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베이징 지역에서 가장 무난하고 흔히 먹을 수 있는 바이지우는 二锅头(얼궈토우)입니다. 이과두주죠. 얼궈토우도 등급이 많습니다. 한병에 200만원 가량 하는 것도 있고, 몇 백원짜리도 있어요. 한국에서 파는 녹색병의 얼궈토우는 중국에서는 못 봤습니다. 약간 시골 동네 구멍 가게 같은데 가면 판다고는 하더군요. 그리고 그 싸구려 술은 짝퉁이 없답니다. 얼궈토우는 크게 2가지가 유명한데, 红星(홍씽), 牛栏山(니우란샨)이 가장 유명합니다. 제 주변 지인(중국인)은 모두 니우란샨이 낫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중국집에 많은 공부가주, 죽엽청주, 연태 고량주는 중국에서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메뉴판에서도, 수퍼에서도… 연태 고량주는 연태 출신의 애주가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냥 수출용으로 만든 것 같기도 하고, 내막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중국어는 건배할 때 쓰는 말입니다. 깐뻬이(干杯)라고 합니다. 건배라고 쓰고 깐뻬이라고 읽는 거죠. 그런데 뜻이 조금 다릅니다. 건배의 원래 뜻이 ‘잔을 마르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원샷이라는 뜻이죠. 중국에서는 원샷의 뜻으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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