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지털플래닝1팀 임재현입니다.
갑자기 이렇게 전체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대체 이 인간은 발령 나고 2달이 넘도록 어디서 뭐하나.. 싶으신 분들도 있을 것 같고, 앞으로 중국 관련 업무 하실 분들의 궁금증도 풀어드리고, 주요 행사들이 끝나서 시간도 좀 있고 해서 남은 2주 동안 틈틈이 중국 관련된 정보 메일로라도 공유하려고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오늘은 첫 시간으로 한류는 실제로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어느 정도인가? 에 대해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에 앞서 제 의견은 중국 전체의 트렌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크기때문에 특정 지역에 가면 또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북경 및 인근 지역, 그리고 대도시에서의 대략적인 트렌드는 이렇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차피 "중국은 어떻더라" 이런 말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최근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는 단연 '太阳的后裔'입니다. 맞습니다. 태양의 후예죠. 송중기, 송혜교 나오는 드라마. 현재 단독으로 방송중인 아이치이(iqiyi)에서 6화까지 업데이트 되었는데, 6.24억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편당 1억이 넘죠. 게다가 5화와 6화는 VIP회원, 즉 유료회원만 볼 수 있는 상태라, 더 대단하다고 보여집니다.
영화 1천만 관객 돌파! 이런 얘기 듣다가 몇 억 이러니 감이 없으실 수 있습니다. 과거 죽어가던 한류를 살린 드라마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의 누적 시청자수가 각각 약 13억뷰, 26억뷰 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태양의 후예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보면 되겠네요.
그렇다면 처음 제가 질문했던 '한류는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은 "예" 일까요?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 이전 몇년간 한류라고 불릴 만한 드라마, 가수는 없었습니다. 가수에서 엑소 정도만 팬층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정도였죠. 그래서 이렇게 한류는 완전히 사라지는 구나.. 싶었던 걸 완벽히 살려 놓은 것이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입니다.
그 덕분에 별에서 온 그대 이후에 나온 드라마들을 중국 동영상 사이트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편당 4천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선구매합니다. 하지만 시청률은??? 참혹한 수준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들 띄워보려고, 각 사이트들은 메인화면에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옥외 광고도 집행했습니다만, 봐주질 않았습니다. 이후 드라마 판매가도 확 떨어진 건 당연하구요. 그나마 이민호, 김수현의 후속작에 기대했지만, 떠주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한류는 다시 죽어갔습니다.
한국 언론에서 지창욱, 이종석이 뜬다느니 어느 가수가 떴다느니 뭐 이런 기사들 나오는데, 뭐 떴겠죠. 몇백만명이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민의 1%가 1,400만명인데, 1%도 안되는 몇 백만명이 좋아한다고 유행한다고 할 수 없겠죠. 그리고 몇백만명이 되지도 않을 거구요. 그렇게 한류는 이민호, 김수현, 엑소에 대한 개인 팬과 런닝맨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걸 다시 뒤짚은게 태양의 후예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이 드라마는 별에서 온 그대의 기록을 깰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 전체를 통틀어 국적에 관계없이 가장 많이 본 드라마입니다. 송중기의 인기도 급상승했고, 원래 인기 좀 있었던 송혜교의 주가도 올라가구요. 송혜교를 모델로 쓰는 '라네즈'는 이때다 싶어서 광고 틀고 있구요.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한류는 존재하는가?'에 답하자면 저는 "그렇기는 하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분명히 있긴 있습니다. 한국에 유학 다녀온 사람들, 그냥 한국 드라마 좋아하는 고정 팬들도 있구요, 언어가 편한 조선족들도 있고, 한국인 유학생들과 교민들도 있지요. 그리고 가끔씩 이렇게 뻥뻥 터지는 드라마도 나옵니다. 하지만 트렌드라고 하기엔 부족합니다. 트렌드라고 불리려면 사회에 일정 기간 동안 영향을 미치고 해야하는데, 단타 수준이거든요. 그리고 한국 드라마 또는 가수라서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 드라마가 재미있는 거고, 그 가수가 인기가 많은 겁니다. 한류라고 부르기 애매하죠.
태양의 후예 이후에, 또 언제 그랬냐는듯이 한국드라마 안 볼 수도 있습니다. 예전 한국에서 주윤발, 유덕화 등이 나온 홍콩 느와르가 엄청 인기 많다가 사라졌죠. 홍콩 느와르의 부활을 알린 '무간도'라는 영화가 있었지만, 무간도 외의 영화들은 모두 망했습니다. 똑같은 거라고 보여집니다. 반대로 다시 트렌드가 될 수도 있겠죠. 그건 아무도 모를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 드린 말씀과 연계하여, 중국의 방송 환경에 대해 간략히 소개드리겠습니다. 오늘 동영상 사이트 얘기만 계속했는데, 그 이유를 다음 시간에 아실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谢谢。再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