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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특파원 소식

특파원 소식 34탄

어제 중국의 언어를 했으니, 오늘은 중국의 글자를 소개할까합니다.

 

중국의 글자는 汉字(한쯔, 한자라는 뜻)입니다. 중국의 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글자는 딱 2가지만 있습니다. 참 쉽죠?

그전에 중국어와 한자, 한문을 헷갈리시는 분을 위해 간략히 정리하고 넘어가보죠. 다 아시는 내용일텐데, 노파심에 함 더 정리합니다. 먼저 중국어는 말 그대로 중국의 언어입니다. 언어는 글자와 말 모두를 포함하죠. 이건 다 아실거고, 한자를 헷갈리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한자의 글자마다의 뜻을 풀어보면 한나라한() 에 글자자()입니다. 말그대로 이건 글자입니다. 한자를 쓰는 나라는 4개가 있죠. 싱가폴, 홍콩, 마카오는 빼구요. 일단 대만은 편의상 나라로 치죠. 중국, 한국, 일본, 대만입니다. 즉 한자로 써있다고 모두 중국어도 아니며, 중국어가 써 있다고 한자라고 얘기하는 것도 틀린 것입니다. 한자는 한국어일수도 있고, 일본어일수도 있는 겁니다. 알파벳으로 써 있다고 모두 영어가 아니듯이.. 마지막으로 한문은 한자로 쓰여진 글을 말합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한국어일수도, 중국어일수도, 일본어일수도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중국의 글자는 简体(지엔티, 간체) 繁体(판티, 번체) 이렇게 2가지가 있습니다. 간체(지엔티) 1960년대 초, 중국 정부에서 문맹율 퇴치를 위해 만들어냅니다. 그 전에도 한자에는 간자가 있었습니다. 그게 또 여러가지 방법으로 쓰이고 있었는데, 중국 정부에서 정리한 거죠. 정리한 목적은 기존의 한자가 너무 복잡하여 사람들이 쓰기 불편하니, 간략하게 만들어서 문맹율을 높이자는 거였습니다. 1900년대 초부터, 5/4운동 등을 거치면서 계속 논의되던 걸 실행에 옮긴 셈이죠. 이 타이밍에서 휴대폰 자판을 생각하시면서 한글을 직접 만드신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잠시 옆으로 세면, 저는 집현전 학자들이 대부분 만들고, 세종대왕이 시키기만 한 줄 알았는데, 세종대왕이 직접 참여를 많이 하셨더군요. 집현전 학자들이 그냥 거들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역시 킹왕짱!

 

아무튼 이렇게 개발된 간체는 중국 정부에서 모든 인쇄물에 간체만 사용하도록 지시하면서 급속도로 전파가 되기는 합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드리면 車(, 먹는차 말고 뛰뛰빵빵)는 간체로 이렇게 씁니다. 아까 한자를 봤는데 漢子(한자) 汉字 이렇게 씁니다. 韓國(한국)韩国 이렇게 쓰구요. 간편하기는 합니다. 손으로 쓰기에는 훨씬 쉽기도 하구요.

 

그런데 최근에는 간체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사실상 간체 정책은 실패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왜냐하면, 고전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뭐 한글도 좀 바뀌기는 했지만, 대부분 다 읽을 수 있잖아요. 아래 사진의 훈민정음 서문.. 여러분 다 읽으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자기네 고전을 못 읽습니다. 물론 간체와 기존 글자인 번체가 같은 글자도 많기에, 대략 유추하면서 읽고, 어느 정도의 고등 교육을 받았다면 대략 읽을 줄 아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의 중국인에게 물어보면 못 읽습니다.

 

 

실제로 제가 번체로 한자를 써 놓으면, “와 임부장 번체 쓴다”고 신기해하면서, “너는 어찌 번체를 아느냐”라고 묻기도 합니다. 조금만 복잡한 글자 쓰면, 우리 회사에서 아무도 못 읽는 글자도 여럿 봤습니다. 이런 이유로 간체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어제도 말씀드린 홍콩, 대만과 인접한 광동, 푸지엔 등의 지역에서는 몇해 전 번체 쓰는게 유행이었습니다. 자신의 지식 수준도 과시할 겸해서 번체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글자 써 놓으면 번체가 아우라가 있습니다. 디자인적으로도 멋있구요. 그래서 이런 비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Classic함을 강조하거나, 대만, 홍콩 계열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식당이나 브랜드의 이름을 번체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예술 작품이나 인테리어에도 번체를 쓰는 경우가 많구요.

 

마지막으로 중국어를 접하신 분들이 궁금해하는게 컴퓨터나 휴대폰에는 어떻게 입력하냐? 이더라구요. 저도 궁금했었구요. 중국어에는 拼音(핀인, 병음)이라는게 있습니다. 중국어의 발음을 알파벳을 이용해서 쓴거죠. 예를 들면, 며칠전 말씀드린 四川(쓰촨)의 경우, 병음은 Sichuan이라고 표기합니다. 병음으로 Sichuan이라고 써 있는 것은 ‘시추안’이 아니라 ‘쓰촨’이라고 읽는 겁니다. I’ 발음은 ‘으어’에서 ‘어’를 약하게한 발음이거든요. 이렇게 타자로 병음을 입력하면, 그 병음에 해당하는 중국어 단어를 입력시켜주는게 있습니다. 이 방법을 拼音输入法(핀인슈루파, 병음입력법)이라고 하고 병음입력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이를 활용합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굉장히 불편해 보이는데, 중국인들은 워낙에 익숙해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다 물어봐도 어렵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늘의 중국어는 여러분이 중국에 가서 식당에 가시면 제일 먼저 듣게 되는말,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입니다. 欢迎光临(환잉꽝린)이라고 합니다. 앞에 두글자만 떼서 환잉! 환잉!이라고도 합니다. 환잉 환잉은 모임 같은데 가서 인사할 때 ‘환영합니다’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환잉꽝린’이라고 하면 웃더군요. 식당에서나 쓰는 말이라고..

 

그리고 위에 훈민정음 서문은 ‘학력고사’ 세대들만 읽을 줄 아는 것이니, 좌절하지 마세요. ‘학력고사’ 세대는 저 문장 다 외우고, 읽고, 시험에도 나오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수능 세대는 배우지 않았다고 하네요. 디지털센터로 치면… 4~5분 정도 되겠네요. 저 같은 20대 후반은 모르는 게 정상이라고 합니다. 데헷!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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