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영부영 주간으로 전환된 것 같은 특파원 소식입니다. 지난 주에는 제가 기획력 캠프가는 바람에 전혀 못썼네요.
50탄이 되어서, 뭔가 특별한 걸 해보려했는데, 생각도 안나고 지난 질문에 답도 다 못드려서 그냥 질문에 답 드리겠습니다.
지난 질문 중 하나가 “중국의 직업”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 역시 지역마다 다를텐데, 베이징 지역에 한해(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지요.
내일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 시진핑의 정적, 보시라이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이건 제 기억에 의존하기보다는 예전에 정리된 글을 몇 개 본적 있어서, 그것들을 짜깁기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의 직업은 큰 틀에서 보면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좋은 직업은 중국에서도 좋고, 아닌 직업은 아니지요. 좀 특이한 것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자를 대표하는 직업인 의사. 중국에서는 꼭 좋은 직업은 아닙니다. 물론 좋은 병원에 있고, 실력이 있으면 너무너무 좋은 직업입니다만, 아닌 경우도 상당히 매우 많습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의 의료보험제도에 있는 것 같습니다.(제 견해라는 뜻). 중국도 사회주의 국가 답게,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있습니다. 월급에서 꼬박꼬박 나가고, 회사에서도 내고 그렇죠. 다만, 중국 의료보험에는 ‘당연지정제’가 없습니다. ‘당연지정제’를 혹시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모든 병원에서 이 의료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이 의료보험을 가지고 어느 병원에 가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죠. 한국과 캐나다가 이렇게 되어 있고, 오바마 형님이 Primary때 미국도 이렇게 만들겠다고 했죠. 우리 각하는 미국같이 만드려고 하시지만 말이죠.
아무튼 이 당연지정제가 없다보니, 비싼 병원은 무지무지 비쌉니다. 제가 예전에 기침이 좀 나서 병원갔더니 엑스레이찍고 피검사하고는 70만원 나왔어요. 물론 한국인 의사 사기꾼 새끼한테 속은 거긴 하지만, 아무튼 비쌉니다. 그렇지 않고 국민의료보험이 되는 곳을 가면, 새벽에 줄서서 挂号(꽈하오)라는 것을 받아야 합니다. 접수번호 같은 건데, 아픈 사람이 새벽에 일어나서 줄서야할 정도로 병원수가 적습니다. 여기서 의사들의 빈익빈 부익부가 발생합니다. 좋은 병원에서 외국어도 하고 그러면, 돈 마~니 벌지만, 그냥 일반 병원에서 일하면 그냥 회사 다니는 정도 밖에 안되거나, 그 이하도 많습니다. 예전에 중국인들이 가는 일반 병원에 명절 때 급해서 한 번 갔는데, 할머니 의사들만 잔뜩 있고, 애 감기로 갔는데, 뭔 피검사해라, 이것도 검사해라, 약은 이거 저거 요거 그거 먹어라 그래서 다 안하겠다고 했더니, 화내더군요. 알고보니 검사 많이하고, 약 많이 팔아야, 수당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다음은 공무원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공무원 철밥통입니다. 대신 월급이 작은편이죠. 그러나 뇌물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풍족한 생활을 하지요.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정권을 잡은 이후에 부패를 척결한다고 공표하고는 공무원들 뇌물 받는 거 걸리면 아주 아작을 냈습니다. 많이 받은 공무원들을 사형시키고 그러니 다들 쫄아서 뇌물을 못 받죠. 그러니 공무원들 생활이 넉넉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중국은 노동자의 나라라, 직원 짜르기가 쉽지 않아, 다른 직업도 철밥통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무원에 대한 매력도가 확~ 떨어집니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직장 그만두고 일반 기업으로 옮기는 현상이 최근 몇 년간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의 뇌물이 어느 정도냐하면, 시주석이 부패 척결 정책을 펴자,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확 줄어서, 매장을 폐쇄, 축소하고 난리가 납니다. 전세계 매장 중 1위를 차지하던 루이뷔똥의 장춘 매장도 문을 닫았습니다. 에르메스 등의 브랜드들도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매장 수를 줄이고 있구요. 그렇다고 명품을 안 사는 건 아닙니다. 기록이 남지 않을 한국, 홍콩, 유럽, 일본에서 사는 거죠. 한국 면세점의 성공에는 중국 정부의 도움이 있었던 거죠. 여기서 시주석께 谢谢(씨에씨에). 그리고 얼마나 공무원들이 부패했냐하면, 정부 예산의 20%가 접대비라는 썰도 있었습니다. 다 접대비 처리하는거죠. 이제는 ‘아 옛날이여’를 외치고 계실겁니다.
연봉 상승이 가장 빠른 직업 중에 하나는 증권 회사 직원입니다. 몇 년 전에 중국 증시가 호황일 때 들은 얘기가 4~5년차 되는 애들이 다 우리돈으로 연봉 1억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초봉이 2천만원도 안되었을텐데요. 2005년 ~ 2008년(?), 그리고 재작년에 증시 호황일때는 보너스로 몇 억씩 받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구요, 또 개인들이 자기 돈으로 투자해서 또 벌고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2005년 정도에 중국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했던 사람들은 모두 돈 무지 무지 벌어서, 회사를 취미로 다니고, 자아실현에 초점을 두고 사는 사람들 꽤 많아요. 지금도 그런 지는 모르겠습니다. 작년부터 중국 증시 폭망하고, 자살했다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말이죠.
그리고 우리와 같은 광고회사는 어떨까요? 중국에는 약 40만개 정도의 광고회사가 있습니다(중국 공상국 자료). 그 중에서 약 80개의 광고회사만 가입되어 있는 4A라고 불리는 ‘중국의 광고회사 협회’가 있습니다. 우리 북경법인도 4A 회원사입니다. 중국에서 좋은 광고회사냐, 아니냐의 기준이 바로 4A입니다. 예전에 우리 회사에서 퇴사하는 애들 보면, “4A 대행사에 다니고 싶어요”라고 하면서 나갑니다. 4A 대행사에 다니는 것이 자부심이고, 경제적으로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며, 또한 이직때도 훨씬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법인의 연봉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4A 대행사 중에서는 중간보다 조금 아래 정도로 생각됩니다.
4A 대행사의 관리자 급은 연봉이 꽤 높습니다. 중국의 광고회사가 연령대가 매우 낮아서, 제 나이 정도면 최소 본부장에서 CEO 수준인데, 그러면 최소 몇 억씩 받죠. 关系(꽌시)에 의한 영업이 많다보니, 똘똘한 애 하나 뽑아서 그정도 줘도 충분히 빼 먹고도 남는 거죠. 그 이유는 중국 대행사들은 수익률이 높습니다. 20%가 넘어요. 그리고 중국 광고 회사는 Fee제도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아주 바람직하죠. Fee와 커미션 그리고 공식적인 Rebate까지하니까, 수익률이 높죠. 그 수익률을 바탕으로 사람도 많~~이 쓰고, 연봉도 많이 줍니다. 제 생각에 우리 회사 다니시는 정도의 능력을 가진 분들이 중국인으로 태어나서 중국에서 광고회사다닌다면, 정말 돈 많~이 벌고 다니실거에요.
마지막으로 몇 년 전, 중앙일보에서 ‘부의 대물림’관련하여 어떤 Factor가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나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Correlation 분석을 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결론은 ‘영어’였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직업이어도 ‘영어’를 하면, 돈을 많~이 버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부자들이 원정 출산하고 외국인 학교 보내면서, 해외 유학 보내는 거에요.
오늘의 중국어는 ‘지금 비가 옵니다’입니다. 现在下雨(시엔짜이샤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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